제넨셀 식약처 청탁에서 KH그룹·제주 담팔수·리호남까지, 김승원 후보자 주변에 겹친 대북송금 의혹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2021년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과정과 그 주변 인맥·투자 관계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야권과 일부 보도는 이를 단순한 ‘지인 민원’이 아니라 제넨셀 투자 구조, KH그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제주 남북교류 사업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로 본다. 확인된 사실과 아직 입증되지 않은 추론을 구분해 정리한다.

2021년 가을, 코로나19 국산 치료제 개발이 정치·산업적으로 민감한 시기였다. 천연물 신약 개발사 제넨셀은 담팔수 추출물 후보물질로 대상포진과 코로나19 치료제를 동시에 추진했다. 같은 해 10월 식약처에 국내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고, 10월 26일 승인이 났다. 이후 수사에서 제넨셀이 동물실험 자료 일부를 누락·조작해 승인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 수사와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통화·문자에 따르면, 제넨셀 창업자 강세찬 측은 정관계 인맥이 있는 사업가 양모 씨에게 임상 승인 속도를 높여달라고 부탁했다. 양 씨는 김승원 당시 초선 의원을 ‘오빠’로 부르며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 양 씨는 김 후보자에게 자료를 보냈고,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전화를 건 뒤 문자로 회사명까지 적시했다.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 실무자가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였다. 처장은 “실무진에게 전달했다”고 회신했다. 요청 후 약 2주 만에 승인이 떨어졌다.
김 후보자 측은 특혜나 절차 생략은 없었고, 국산 치료제가 부당하게 늦어지지 않도록 고충 민원을 전달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동물실험 조작 사실은 몰랐다고도 한다. 검찰은 강 씨와 양 씨를 뇌물공여 약속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김 후보자에게는 대가를 받은 증거가 없다며 기소유예했다. 제넨셀 측이 정치후원금 500만 원을 넣으려다 한도 문제로 실제 송금하지 못했다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김 후보자는 기소유예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다만 공개된 녹취는 ‘민원 전달’ 해명과 온도 차가 있다. 한 의원 측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양 씨와 통화에서 식약처 승인 순간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실무가 “과장 선에서 막힌다”는 하소연에 “알았어”라고 답했다. 승인 직후 양 씨는 강 씨와 통화에서 “승원 오빠에게 캐시 2000(만 원)을 쥐어주려고 했다”고 말했고, 강 씨는 자신이 주겠다고 한 내용이 공개됐다. 실제 현금이 건네졌는지는 검찰이 기소유예 단계에서 확정하지 못했다.
제넨셀을 둘러싼 논란은 인허가뿐 아니라 투자와 주가에도 연결된다. 상장사 세종메디칼은 제넨셀에 약 113억 원을 넣었으나 임상 계획이 좌초되며 거래가 정지됐다. 세종메디칼 주주연대는 강 씨와 양 씨 재판부에 엄벌 탄원서를 내면서, 청탁 과정과 인허가 영향, 투자자 피해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임상 2상 승인을 조건으로 추가 투자가 걸려 있던 구조였다는 점이, 승인 속도가 단순한 민원 이상으로 읽히는 배경이다.
여기에 KH필룩스가 등장한다. 2020년 11월 KH필룩스는 신주 인수로 제넨셀에 먼저 투자했고, 이후 전환사채도 인수했다. 당시 보도는 이 자금이 인도 임상 비용 등에 쓰였다고 전했다. KH필룩스는 KH그룹 계열사이고, 그룹 오너는 배상윤 회장이다. 배 회장은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호형호제로 불리며, 검찰과 보도는 두 사람을 ‘경제공동체’로 봐왔다. 2019년 중국에서 북한 민경련 등과 단천 특구 광물 개발 합의 자리에 김 전 회장과 배 회장이 함께한 정황이 수사 기록에 나온다. KH 계열사가 아태평화교류협회에 기부금을 낸 사실도 판결문에 적시됐다. 배 회장은 알펜시아 입찰 담합, 횡령·배임 등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나갔고, 장기간 귀국하지 않았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골격은 이미 법정에서 다뤄졌다. 김성태 전 회장 측이 경기도 스마트팜 지원비와 방북 관련 명목으로 북한 측에 자금을 댄 혐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유죄 확정, 북측 창구로 리호남이 거론된 점이 그것이다. 리호남은 과거 남북 접촉과 쌍방울 송금 재판에서 반복해 이름이 나온 인물이다.
제주 라인은 별개의 사실로 먼저 존재한다. 2021년 2월 28일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 오영훈·위성곤 당시 국회의원이 서귀포 남원읍 담팔수 시험재배지를 찾았다. 현장에서 강세찬 교수에게 코로나 치료제와 재배단지 설명을 듣고, 대규모 담팔수 단지 조성을 논의했다. 제넨셀은 당시 남원읍 일대 최대 50만 평 규모 재배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후 실제 재배는 서귀포·구좌 일대에서 축소·조정되며 이어졌다. 강 교수와 오 전 지사가 서귀포 남원중 동문이라는 주장은 정치권에서 반복되지만, 그 자체로 금전·사업 공모를 증명하는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5년 뒤인 2026년 2월,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베이징에서 북측 인사 리호남을 만났다. 제주도는 면담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않으면서도, 조선장애자후원회사와 협의한 남북교류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승인 아래 한라봉 묘목, 신장투석기, 재선충 방제약, 비닐하우스 자재 등 약 1억 6천만 원 상당이 중국 다롄을 거쳐 남포항으로 들어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자체 대북 물품 지원의 첫 사례로 기록됐다. 리호남이 쌍방울 송금 사건의 북측 창구로 지목된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인도적 교류인지 우회 접촉인지 해석이 갈린다.
김승원 후보자와 대장동 김만배의 관계는 학맥 수준에서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수원 수성고 출신이다. 김만배는 27기, 김 후보자는 28기다. 2021년 대장동 정국 당시 김 후보자 측은 “동문이지만 만난 적도, 아는 사이도 아니다”고 밝혔다. 같은 학교라는 사실만으로 제넨셀 청탁과 대북송금을 하나의 자금줄로 묶기는 어렵다. 다만 김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모임을 공동으로 이끌며 대북송금 수사 검사를 강하게 압박해 온 시점에, 제넨셀-KH-제주-리호남 라인이 한꺼번에 소환되면서 정치적 의심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정리하면, 지금은 세 층이 겹쳐 있다. 첫째는 검찰이 이미 다룬 제넨셀 인허가 청탁이다. 문자·전화·녹취는 남아 있고, 김 후보자의 법적 결론은 기소유예다. 둘째는 KH필룩스의 제넨셀 투자와, 배상윤-김성태의 대북 사업 인연이다. 투자 사실과 두 사람의 친분·공동 행보는 확인되지만, 김 후보자가 2021년 식약처에 연락할 때 그 구조를 알고 움직였다는 직접 증거는 아직 없다. 셋째는 오영훈의 2021년 담팔수 현장 방문과 2026년 리호남 접촉, 제주 물품 반출이다. 각각은 공개된 일정과 통일부 승인 기록이 있으나, 제넨셀 로비와 하나의 계획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정황 추론이다.
인사청문회에서 가려져야 할 지점은 감정의 연결이 아니라 거래의 연결이다. 김 후보자가 양 씨의 부탁을 받을 때 제넨셀의 투자자 구성을 어디까지 알았는지, 승인 전후 후원·전환사채·현금 약속이 실제로 오갔는지, KH그룹과 제넨셀 사이 자금이 대북 라인과 교차했는지, 제주 재배단지 추진과 이후 남북 물품 지원 사이에 강세찬·제넨셀이 어떤 실무 역할을 했는지를 가려야 한다. 동창, 현장 방문, 같은 시기라는 사실만으로는 공모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미 기소유예를 받은 인허가 개입 사건에, 투자사와 대북 연루 인사가 겹친다면, 청문회가 그 공백을 그대로 넘기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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