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성장 가로막는 규제…“EU, 성장 저해 지침 철회해야”

Posted by 아디노
2026. 1. 12. 08:30 Finance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2월 1일, 유럽연합(EU)이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를 철회하지 않는 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분석을 실었다. 기고자는 미국의 전 EU 대사인 앤드루 퍼즈더로, 그는 EU가 에너지·산업 정책에서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퍼즈더는 EU 경제 쇠퇴의 증거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2011년까지만 해도 EU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 EU GDP가 영국을 포함할 경우 미국보다 18% 낮고, 영국을 제외하면 31%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EU뿐 아니라 미국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번영하는 유럽은 더 강력한 무역·안보 파트너가 될 수 있으며, 유럽의 경제 성장은 대서양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 접근이 관건”

퍼즈더는 EU가 재산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감당 가능한 에너지 접근권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가로막고 있는 핵심 요인으로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3D)을 지목했다.

CS3D는 유럽 내외 다국적 기업들의 직·간접 공급망 전반에 탄소중립 목표를 강제하는 방대한 규제 체계로, 이를 위반할 경우 막대한 재정적 제재가 따를 수 있다. 퍼즈더는 이 규제가 특히 국제 에너지 기업들에게 사실상 준수 불가능한 수준이며, EU 경제에는 “경제적 자살”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엑손모빌은 CS3D를 염두에 두고 EU 인력 감축에 들어갔으며, 카타르는 해당 지침이 철회되거나 대폭 완화되지 않으면 EU에 대한 LNG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통보한 상태다.

LNG 확대 움직임에도 규제가 발목

EU는 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줄이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EU의 LNG 수입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을 미국이 차지했다. 러시아는 13%로 뒤를 이었고, 알제리와 카타르가 그 다음이었다.

그러나 EU는 2027년부터 러시아산 LNG 수입을 전면 금지할 예정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이 그 공백을 메울 준비가 돼 있음에도 CS3D 규제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 내부에서도 규제 철회 목소리 확산

유럽 내부에서도 변화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와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CS3D 철회를 공개적으로 촉구했고, 지멘스와 토탈에너지스를 포함한 46개 유럽 기업의 최고경영자들도 지침 폐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럽의회는 11월 13일, CS3D의 탄소중립 목표 의무 조항을 제거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전면 개정 또는 폐지를 향한 첫 단계로 평가된다.

“규제냐 성장인가…EU의 선택”

퍼즈더는 EU 지도자들이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규제와 비싼 에너지에 발목 잡힌 경제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규제를 완화하고 풍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접근을 통해 기업과 시민이 번영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후자의 선택이 EU와 미국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