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호르무즈 해협 남쪽 수로에 은밀한 원유 수송 통로 구축, 하루 1천만 배럴 공급
미국 군이 호르무즈 해협 남쪽 수로를 통해 조용히 해상 운송 통로를 구축해 매일 밤 대규모 원유 수송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작전이 전쟁 이전 수준의 절반에 가까운 원유를 세계 시장에 공급하면서, 이란과의 교착 상태 속에서도 에너지 공급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xios가 19일(현지시간) 미국 관계자 두 명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수주 동안 오만 연안을 따라 이어지는 남쪽 수로에 해상 운송 통로를 마련했다. 매일 밤 15~20척의 유조선이 이 통로를 통해 해협을 드나들고 있으며, 하루 약 1,000만 배럴의 원유가 해협을 빠져나와 세계 에너지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이는 전쟁 이전 하루 물량의 대략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부 밤에는 1,500만~2,000만 배럴이 이동한 경우도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작전은 단순히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호위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미군은 아라비아해에서 빈 유조선이 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쿠웨이트 등 지역 산유국 항구에서 원유를 선적한 뒤 다시 남쪽 수로로 빠져나가도록 안내하고 있다. 미국 육군 포트 브래그 사령부에 본부를 둔 특별 태스크포스가 이 작업을 총괄한다. 태스크포스는 걸프 지역 동맹국들과 협력해 매일 출항 선박 명단과 입항할 빈 유조선 명단을 작성하고, 야간에 출항 그룹과 입항 그룹을 나눠 이동 일정을 조율한다.
미국 관계자는 “우리는 지난 두 달 동안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항로를 통제해 왔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성가시게 굴 수는 있어도 해협을 통제하지는 못한다. 우리가 통제한다”고 밝혔다.
이 작전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최근 미 중부사령부가 진행한 약 2주간의 군사 작전이 있다. 이 작전으로 이란의 레이더와 해상 감시 체계가 크게 약화됐다. 현재 이란은 남쪽 수로의 해상 교통에 대해 제한적인 감시 능력만 보유하고 있다. 미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란의 감시 활동은 복구된 소수의 레이더와, 고속 보트에 탑승한 IRGC 감시 인력(스폿터)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이란이 드론과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대체로 ‘거의 눈이 먼’ 상태에서 대략적인 방향으로 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측은 동시에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이란의 드론과 순항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이번 주 초에도 미군이 이란 드론 8대와 순항 미사일 2발을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선박이 공격을 받은 사례는 있지만, 다수의 위협이 차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xios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엄청난 양의 원유가 나오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 “그들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그들과 협상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며 “이란은 아직 어느 정도 저항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전의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통로 구축은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온 실질적 성과로 평가된다. 전쟁 초기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이 커지고 국제 유가가 급등했으나, 미군의 남쪽 수로 운용이 공급 공백을 일부 메우면서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전쟁 이전 하루 약 1,500만~2,000만 배럴 수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며, 해협 전반의 완전 개방과는 거리가 있다.
전문가들과 해운 업계에서는 남쪽 수로가 오만 영해에 가까운 경로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이란의 직접적인 통제권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이란이 레이더 체계를 계속 복구하고 고속정 감시 활동을 강화할 경우, 작전의 안정성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군은 현재 공중 감시와 위협 대응 능력을 유지하며 통로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용한 해상 통로 운영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면전을 확대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 안보와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이란의 대응 수위와 미군의 방어 능력이 이 통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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