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직원을 자르는 대신 CEO를 자르면 얼마나 이득일까

Posted by 아디노
2026. 7. 24. 13:05 Work

최근 생성형 AI와 AI 어시스턴트가 확산되면서 화이트칼라 직원을 AI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원 대신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체하는 AI를 내세운 웹사이트 ‘OverpAId’가 공개됐다.




사이트 첫 화면에는 “당신 회사 CEO의 연간 인건비는 2,200만 달러(약 300억 원 이상)입니다. 우리 OverpAId의 비용은 4,699달러(약 640만 원)로, 한 번만 내면 됩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다. OverpAId는 전략 수립, 비전 제시, 직원 동기부여용 전체 메일 작성 같은 CEO 업무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며, 이사회 참석용 전용기나 호화 출장 비용도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 미국 대형 상장기업 평균을 보면 S&P 500 기업 CEO의 평균 총보상은 약 1,890만 달러에 달하고, CEO와 일반 직원 간 보수 격차는 290대 1에 이른다. 지난 40년간 대기업 CEO 보수는 1,000% 이상 올랐지만 일반 직원 임금 상승폭은 훨씬 낮았다. 이른바 ‘트리클다운 이론’(상위층이 부유해지면 하위층에도 혜택이 내려간다는 주장)이 실제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한편 기술·유통·미디어·물류·금융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AI 도입을 이유로 중간관리직과 일선 직원 해고가 진행되고 있다. 해고로 절감한 비용은 데이터센터 구축이나 AI 에이전트 라이선스 비용으로 흘러가고, 해고를 결정한 경영진의 연봉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오른다. 발표문에서 자주 등장하는 “조직 규모 적정화”, “미래에 대한 투자”, “AI 우선 조직 구축” 같은 표현은 결국 “수천 명을 자르고 조직도 최상단은 그대로 유지한다”, “사람 대신 컴퓨터 성능을 늘리되 임원실는 바꾸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이트는 AI가 잘하지 못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대비해 보여준다. AI가 어려운 일은 간호사가 차트보다 먼저 환자 상태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 엔지니어가 새벽 3시에 장애를 긴급 대응하는 것, 교사가 교실 뒤쪽에 앉은 학생의 변화를 감지하는 것 같은 현장 감각이 필요한 업무다. 반대로 AI가 능숙한 일은 다른 사람이 쓴 보고서를 회의에서 읽는 것, 팀이 이미 내린 결정을 나중에 승인하는 것, 실적과 무관하게 자신의 보수를 올리는 것 같은, 현재 많은 CEO들이 하는 일과 겹친다.

OverpAId는 이런 ‘비용만 많이 드는 CEO’를 대체하기 위한 AI 에이전트로 설정돼 있다. 즉시 의사결정을 내리고, 경쟁사로 이직할 걱정이 없으며, 전용기나 고급 호텔이 필요 없고, 절감한 비용을 직원들에게 돌려준다고 설명한다. 사이트에 있는 계산기를 이용하면 CEO 연봉과 직원 수를 입력해 “CEO를 해고했을 때 직원 1인당 얼마의 보너스를 줄 수 있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원 500명인 회사에서 연봉 2,200만 달러짜리 CEO를 해고하면 1인당 약 4만 4,000달러(약 6,000만 원)의 추가 보너스가 나온다는 식이다.

다만 사이트 맨 아래에는 “OverpAId는 실제 제품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경영진이 가져가는 가치와 보상의 불균형, 그리고 트리클다운 이론의 한계를 풍자와 비판으로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AI로 일선 직원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왜 그 대체 대상에 CEO는 포함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 사이트다. 단순한 농담을 넘어, 현재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방식과 보상 체계가 과연 공정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