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시는 과일 주스, 우울 점수 낮추는 효과 확인, 뉴캐슬대 4주 임상시험 결과
영국 뉴캐슬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소규모 무작위 대조 시험(RCT)에서, 하루 한 잔의 100% 과일 주스나 스무디를 섭취하는 것이 우울 증상을 다소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평소 과일·채소 섭취량이 매우 적은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영국 정부의 ‘하루 5회 섭취(5-a-day)’ 권장량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주스를 포함했을 때 나타나는 정신 건강 관련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쳐 영국 영양학회지(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게재됐다. 연구 책임자 중 한 명인 올리버 섀넌(Oliver Shannon) 뉴캐슬대 영양·노화 강의 교수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가격이 생활비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주스나 스무디가 5-a-day 목표를 달성하는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 설계와 참여자
총 42명의 성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연구 시작 시점에 하루 과일·채소를 2회분 이하로만 섭취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무작위로 배정됐다.
- 대조군(14명): 평소 식습관을 그대로 유지
- 전체 과일·채소 그룹(14명): 주스 없이 통과일·채소만으로 5-a-day를 달성하도록 지원
- 주스·스무디 그룹(14명): 통과일·채소를 늘리면서 하루에 한 잔의 100% 과일 주스나 스무디를 추가로 마시도록 함
두 개입 그룹 참가자들은 매주 10파운드의 지원금과 함께 식습관 개선을 돕는 교육 자료를 제공받았다. 연구 기간은 4주였다.
우울 점수에서 나타난 차이
연구팀은 우울 증상을 측정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설문지를, 불안 증상에는 GAD-7 설문지를 사용했다. PHQ-9는 0~27점 척도이다.
4주 후 주스·스무디 그룹의 우울 점수는 대조군보다 평균 2.52점 낮았다. 보정된 평균 점수는 대조군 5.45점, 주스 그룹 2.93점이었다. 연구팀은 이 차이를 “크지 않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전체 과일·채소만 늘린 그룹에서도 우울 점수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이 보였으나, 주스 그룹만큼의 명확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불안 점수에서는 그룹 간 뚜렷한 차이가 보고되지 않았다.
섬유질 섭취와 대사 지표
연구 기간 중 참가자들이 작성한 24시간 식이 회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 개입 그룹 모두 하루 섬유질 섭취량이 약 8~10g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주스를 마신 사람들이 통과일·채소 섭취를 줄이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또한 주스 그룹의 혈당·지질 등 대사 건강 지표를 확인했다. 과일 주스의 당 함량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4주간의 섭취 후 부정적인 대사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의 해석과 한계
연구를 주도한 코트니 닐(Courtney Neal)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5-a-day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지키기 어려워한다”며 “간단한 방법인 하루 한 잔의 주스나 스무디가 목표 달성과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섀넌 교수는 이번 결과가 기존에 보고된 감귤류 주스 섭취 후 뇌 혈류 개선·인지 기능 향상 연구와 맥락이 닿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는 몇 가지 중요한 한계를 가진다. 참가자가 42명으로 매우 적고, 연구 기간이 4주에 불과하며, 우울 점수의 변화가 임상적으로 얼마나 의미 있는 수준인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연구는 과일 주스 과학 센터(Fruit Juice Science Centre)의 지원을 받았다. 이 기관은 과일 주스 산업과 연관된 연구 기관으로, 이해 상충 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배경: 영국의 과일·채소 섭취 실태
영국에서는 성인의 약 17%, 청소년의 약 10%만이 하루 5회분 과일·채소 섭취 권장량을 충족하고 있다. 신선한 농산물 가격 상승과 생활비 부담이 주요 장애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런 상황에서 주스나 스무디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하루 한 잔의 100% 과일 주스나 스무디가 과일·채소 섭취량을 늘리는 데 도움을 주면서, 우울 점수를 다소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소규모·단기간 연구이므로, 보다 큰 규모의 장기 추적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주스가 통과일·채소를 완전히 대체해서는 안 되며, 전체적인 식습관 개선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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