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테러를 통한 통치’는 38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26년 8월, 이란은 1988년 여름 자행된 대규모 정치수감자 처형의 38주기를 맞았다. 이스라엘 기반의 중동 전문 계정 모사딜(@MOSSADil)이 이란 인터내셔널을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인권단체들은 이슬람공화국이 여전히 처형, 사형 선고, 시위 진압, 혁명재판소 절차를 통해 억압을 이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1988년 학살과 현재의 인권 침해 책임자들을 국제법정에 세울 것을 요구하며, 집단무덤에 대한 진실 규명과 유족에 대한 압력 중단을 촉구했다. 이란 정권의 정치적·경제적·외교적 이익이 반인륜 범죄 혐의자를 보호하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1988년 사건은 이란 현대사에서 가장 어두운 장 중 하나로 기록된다. 그해 7월, 당시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는 인민모자헤딘조직(PMOI/MEK)을 지지하는 정치수감자들을 숙청하라는 종교적 파트와를 내렸다. 이에 따라 전국 교도소에서 ‘사망위원회’라 불리는 특별위원회가 가동됐다. 수감자들은 변호사도 없이, 수 분 만에 끝나는 형식적인 심문을 받은 뒤 곧바로 처형당했다. 질문은 단순했다. “아직도 모자헤딘을 지지하느냐?” 긍정적인 답변을 하면 즉시 교수형에 처해졌다.
사망자 수에 대한 추정은 엇갈린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휴먼라이츠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최소 2,800명에서 5,000명 사이로 보고 있다. 반면 인민모자헤딘조직과 이란국민저항회의(NCRI) 측은 3만 명 이상으로 추산한다. 피해자 대부분은 이미 확정 형기를 복역 중이거나 형기를 마친 사람들이었으며, 젊은 학생과 여성도 상당수 포함됐다. 시신들은 테헤란 남동부의 카바란 공동묘지를 비롯한 비밀 집단무덤에 버려졌고, 유족들은 시신조차 돌려받지 못한 채 수십 년을 보냈다.
이 학살은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다. 국제법상 강제실종과 반인륜 범죄에 해당하며, 유엔 이란 인권특별보고관을 지낸 자바이드 레만 교수는 이를 ‘잔혹 범죄’이자 경우에 따라 집단학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가해자 상당수가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고위직에 올랐다는 점이다. 사망위원회에 참여했던 인물들 중에는 훗날 대통령이 된 에브라힘 라이시, 사법부 고위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정권은 사건을 국가 기밀로 취급하며, 유족들의 추모 활동을 지속적으로 방해해 왔다. 카바란 묘지 입구를 봉쇄하고 사진 게시나 꽃 헌화를 막는 일은 매년 반복된다.
38년이 지난 2026년 현재,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2026년 들어 이란에서는 정치적 성격이 짙은 처형이 급증했다. 특히 2025년 말부터 2026년 1월에 걸쳐 발생한 전국적 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사형 선고와 집행이 이어지고 있다. 혁명재판소는 집단 기소 방식으로 수십 명에게 한꺼번에 사형을 선고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사건에서는 20대 청년들이 복수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유엔 독립사실조사단은 이러한 신속 처리와 사형 확대를 강하게 우려하며, 정권이 사형을 반대 세력 억압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저항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인민모자헤딘조직의 저항 유닛들은 학살 기념일을 맞아 테헤란을 비롯한 수십 개 도시에서 사진 전시, 벽보 부착, 상징적 행동 등을 펼쳤다. 이들은 “1988년의 순교자들이 남긴 정신을 이어받아 정권을 무너뜨릴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유족과 인권활동가들은 집단무덤의 위치를 공개하고, 책임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나 보편관할권에 따라 재판에 회부할 것을 국제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이란 정권은 이 문제를 내부 문제로 치부하며 외부 간섭을 거부해 왔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정의 구현을 가로막는 상황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1988년의 학살이 처벌받지 않은 채 남아 있는 한, 같은 방식의 억압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진단이다. 38년이 지난 지금, 이란의 ‘테러를 통한 통치’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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