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쿠바 관련 비밀 태스크포스 구성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쿠바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목표는 쿠바 정치 지도층 내부에 분열을 야기해, 반미 강경파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더 수용적인 실용주의 인사들로 교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태스크포스는 정보 수집, 사이버 작전, 비밀 영향력 행사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2026년 8월 5일 뉴욕타임스 아담 엔투스(Adam Entous)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CIA는 최근 쿠바 전담 태스크포스를 비밀리에 설치했다. 이 조직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경제·정치·지도부 변화를 쿠바 측에 강요하기 위한 보다 체계적인 캠페인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태스크포스 구성으로 CIA는 쿠바에 더 많은 재정, 인력, 기술 자원을 신속히 투입할 수 있게 됐다.
태스크포스는 이미 스파이 모집·관리를 담당하는 케이스 오피서, 정보 분석관, 사이버 작전 담당 요원, 비밀 영향력 작전 전문 요원 등을 충원하기 시작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의 핵심 임무는 쿠바 정치 엘리트 내부에 균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반미 성향이 강한 강경파를 밀어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지도자들을 전면에 세우도록 압박한다는 구상이다.
### 1960년대 태스크포스와의 차이
이번 조치는 역사적 선례와 비교된다. 1960년 CIA는 쿠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이듬해 피그스만(Bay of Pigs) 침공 작전을 지휘했다. 당시 작전은 쿠바 망명자 부대를 훈련·무장시켜 카스트로 정권 전복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현재 태스크포스의 권한은 그보다 제한적이다. 조직된 쿠바 측 파트너 세력이 없고, 치명적 작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CIA 태스크포스의 특성상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권한 범위가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 소식통들은 이번 조치가 쿠바라는 오랜 난적에 대해 장기적인 비밀 캠페인을 준비하는 수준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정보 수집 우선순위 격상과 광범위한 자산 투입
CIA의 태스크포스 구성은 미국 정보기관 전반의 쿠바 정보 수집 강화와 맞물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국가정보우선순위프레임워크(NIPF)를 개정해 쿠바를 ‘우선순위 1’로 지정했다. 중국, 이란, 러시아와 같은 최고 등급이다.
이에 따라 국가안보국(NSA), 국가지리공간정보국(NGA) 등 정보기관들이 인공위성을 포함한 정보 수집 자산을 쿠바로 더 많이 돌리기 시작했다. 이 정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선택할 경우 미군의 계획을 업데이트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이전에는 정보가 오래되고 부족하다는 불만이 있었지만, 이제는 쿠바 측 의도, 군사 능력, 방어 체계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IA 쿠바 태스크포스 요원들은 새로 확보된 정보를 분석해 쿠바 지도부와 정치 엘리트의 활동, 특히 섬 안팎의 그림자 자금 흐름과 사업 거래를 추적할 계획이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필요시 공개해 쿠바 지도부와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데 쓰일 수 있다. 이는 러시아가 대상이었을 때 사용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 배경: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강화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에 가하는 다층적 압박의 일환이다. 2026년 5월 존 랫클리프(John Ratcliffe) CIA 국장은 하바나를 직접 방문해 라울 카스트로의 손자 라울 G. 로드리게스 카스트로(일명 ‘라울리토’ 또는 ‘엘 캉gre호’)를 만났다. 랫클리프는 쿠바 측을 ‘가치 있는 상대이자 잠재적 미래 파트너’로 평가하면서도, 트럼프가 요구하는 근본적 변화를 하지 않으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쿠바가 다음 베네수엘라가 될 수 있다는 암시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붕괴시키고 석유 자원을 장악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일부 강경파 참모들은 중기선거(11월) 전까지 쿠바 정권이 무너질 수 있다고 기대했으나, 쿠바의 저항력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자원 분산 때문에 단기 성과는 어려워 보인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란 전쟁이 끝난 뒤에야 본격적인 자원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다.
### 쿠바에서의 정보 활동의 어려움
쿠바는 CIA에게 오랫동안 가장 어려운 목표 중 하나였다. 냉전 시기에도 하바나 주재 미 대사관 내 CIA 스테이션 규모는 작았고, 쿠바 측의 철저한 감시 때문에 현지 자산 모집과 접촉이 극도로 어려웠다. 2000년대에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으로 관심이 줄었고, 트럼프 1기 때 ‘하바나 증후군’ 사건으로 스테이션이 완전히 폐쇄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 말기인 2024년에 재개됐으나, 여전히 상시 감시와 이동 제한으로 활동이 제약받고 있다.
CIA는 이번 보도에 대해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쿠바 측 반응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태스크포스 구성은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를 단순한 외교·경제 압박 대상이 아니라, 정보·사이버·영향력 작전을 포함한 장기적 비밀 캠페인의 우선 목표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그스만 침공 이후 65년 만에 다시 쿠바에 특화된 CIA 조직이 가동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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