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 IEEPA 관세 제동, 그러나 관세 자체는 끝나지 않았다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관세 부과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대통령의 비상경제권한 범위를 제한하는 중대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관세 전면 무효”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 이번 판결은 관세 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특정 법적 근거를 통한 관세 부과를 차단한 것이다.

■ 사건의 핵심
대통령은 불법 마약 유입과 대규모 무역적자를 “외국발 비상 위협”으로 규정하고 IEEPA를 근거로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멕시코 수입품에 25%, 중국산에 10%, 그리고 모든 교역국에 최소 10%의 상호관세가 적용되었다.
기업들이 소송을 제기했고, 쟁점은 단순했다.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는가.
대법원의 답은 “아니다”였다.
■ 다수 의견: IEEPA는 관세법이 아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이 작성한 다수 의견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제시했다.
1. IEEPA는 외국 자산 동결 및 거래 통제 법이다.
2. 관세는 전통적으로 무역법(Title 19) 영역에 속한다.
3. 역사적으로 대통령은 관세 부과 시 별도의 무역 관련 법을 사용해 왔다.
4. IEEPA에는 관세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5. 관세는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치이므로, 명확한 의회 위임이 필요하다.
특히 다수는 이 사건에 “중대한 질문 원칙(Major Questions Doctrine)”을 적용했다. 광범위하고 중대한 경제 정책을 행정부가 행사하려면 의회가 분명히 권한을 위임했어야 한다는 논리다.
요약하면, IEEPA는 “수입을 규제”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 관세 부과 권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 반대 의견: 관세는 수입 규제의 한 형태
반대의견은 토머스 대법관과 캐버노 대법관이 제시했고, 앨리토 대법관이 합류했다.
반대 측의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다.
1. IEEPA는 대통령에게 “수입(importation)을 규제(regulate)”할 권한을 준다.
2. 관세는 수입을 규제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다.
3. 법 문언에 관세를 배제한다는 표현은 없다.
4. 국가 비상 상황에서 행정부 재량은 넓게 인정되어야 한다.
캐버노 대법관은 다수의견이 사법적 제한을 과도하게 확장했다고 지적했다. 토머스 대법관 역시 대통령의 외교·무역 영역 권한을 축소하는 해석이라고 보았다.
반대의견은 결국 이렇게 요약된다.
IEEPA의 “수입 규제” 권한은 관세를 포함하며, 사법부가 그 범위를 좁힐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 판결의 의미: 권한 경로의 차단, 관세의 종말은 아니다
중요한 점은 이번 판결이 “관세 제도 자체”를 무효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막힌 것은 IEEPA라는 하나의 법적 경로다.
대통령은 여전히 다음과 같은 법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1. 무역확장법 232조 (국가안보 관세)
국가안보 위협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이 경로였다.
2. 무역법 301조 (불공정 무역 대응)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보복 관세가 가능하다.
3. 세이프가드 201조
수입 급증으로 산업 피해 발생 시 보호 조치가 가능하다.
4. 수입 허가제·쿼터 등 비관세 장벽
직접적 관세 대신 허가 요건을 강화하거나 수입 물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5. 의회 입법
관세 권한을 명확히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방법도 존재한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관세의 종말”이 아니라, 비상경제권한을 통한 전면적·광범위 관세 방식의 제동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 정치·제도적 파장
이번 판결은 세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1. 행정부 비상권한에 대한 사법적 견제 강화
2. Major Questions Doctrine의 적용 확대
3. 경제정책에 대한 의회 역할 재확인
특히 다수 의견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의회가 명확히 승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나 반대의견은 외교·경제 위기 대응에서 대통령 재량이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결론
이번 판결로 IEEPA를 활용한 전면적 관세는 법적 제약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관세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무역법 체계 내에서의 관세 권한은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이번 판결은 관세 정책의 종말이 아니라, 권한 행사 방식의 조정을 요구하는 결정이다.
향후 행정부가 232조·301조 등 기존 무역법 경로를 강화할지, 아니면 의회를 통한 권한 명문화에 나설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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