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자 수 임의 수정 의혹, 검경 합수본, 서울 경기 충북 선관위 추가 압수수색으로 수사 전국 확대

Posted by 아디노
2026. 8. 8. 17:19 Media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자 수를 임의로 수정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8월 7일 서울·경기·충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수사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고 있다.




합수본은 이날 “지난달 23일 중앙선관위에 대한 1차 압수수색에 이어,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중앙선관위와 서울시·경기도·충청북도 선관위, 김포시·의왕시·진천군 선관위, 서초구·강남구 선관위 등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공전자기록위작과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의혹이 집중됐던 경기 김포·의왕과 충북 진천 외에 서울 서초·강남구 선관위에서도 유사한 통계 조작 정황이 포착되면서 수사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이번 수사는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명하기 위해 6월 출범한 합수본이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혐의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지역 투표소를 담당한 선관위 실무 직원들이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을 수천 명으로 잘못 입력한 뒤, 정해진 보고·결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수치를 조정했다는 정황이다.

구체적인 방식은 과다 입력된 숫자를 인근 다른 투표소에 분산해 넣거나, 특정 시간대에 투표자 수를 ‘0명’ 또는 ‘1명’으로 고정해 전체 합계를 맞추는 형태였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제2투표소에서는 오전 시간대에 과다 입력된 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같은 수치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경기 의왕시 부곡동 제3투표소는 오후 2시 실제 832명을 1118명으로 잘못 입력한 뒤 투표 종료 시각까지 수치를 그대로 유지해, 사실상 오후 시간대 투표자가 없는 ‘셧다운’ 상태로 기록됐다. 김포시 구래동 일대 투표소들에서는 과다 입력분을 인근 8개 투표소에 나눠 넣는 방식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치가 수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본은 이 과정에서 중앙선관위 차원의 관여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천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중앙선관위 직원이 ‘분산 기입’을 지시하는 취지의 엑셀 파일을 만들었고, 이후 김포에서도 같은 문제가 터지자 그 파일을 ‘참고하라’며 전달했다는 기록이 포착됐다. 김포 쪽 직원들이 분산 입력에 어려움을 겪자 중앙선관위 측이 직접 시간대별 조정 수치를 적어 보낸 흔적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앙선관위 관계자가 선거 당일 아침 시도 선관위에 보낸 이메일에서 “투표자 수 오류를 수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큰 오류가 없는 한 가감해서 보고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지침을 전파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당 관계자는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투표 종료 이후에도 수치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의혹은 더 깊어지고 있다. 연합뉴스가 선관위가 공개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소별 시간대별 투표자 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관악구 삼성동의 경우 투표 당일 오후 6시 기준 최종 투표자 수는 7680명이었으나 개표 결과와 함께 공개된 선거일 투표자 수는 7299명으로 381명 적었다. 성북구 삼선동도 7454명에서 7270명으로 184명 줄었다. 반대로 광진구 구의제1동은 7603명에서 7780명으로 177명 늘었고, 중랑구 묵제1동과 강남구 개포2동도 각각 157명, 147명 증가했다. 서울 전체 427개 행정동 가운데 337곳(78.9%)에서 투표 종료 시점 집계와 최종 공개 수치 사이에 크고 작은 차이가 확인됐다.

선관위 측은 시간대별 투표자 수가 집계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잠정 통계’이며, 입력 착오가 있더라도 최종 투표율만 맞으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국회 국정조사특위에 제출한 자료 등을 통해 밝혀왔다. 일부 직원들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최종 투표율이 중요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합수본은 투표율이 유권자의 투표 참여와 후보 캠프의 막판 전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실시간 지표인 만큼, 정식 절차를 무시한 임의 수정은 공전자기록위작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합수본은 이번 추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실무진 사이의 사전 협의 여부, 중앙선관위가 보고를 받았는지, 조직적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동시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된 피의자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수사가 서울·경기·충북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6·3 지방선거의 선거 관리 전반에 대한 신뢰성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